아름다운시100선
김경중 시인의 아름다운 시 100선(72) - 비로소 봄
샤론의 꽃
2017. 2. 25. 18:15
비로소 봄
봄은 오는 것이 아니라
선택하는 것
사랑처럼
믿음처럼
굳어버린 마음의 흙밭을
부드럽게 갈아엎고
꽃씨 몇 알 심는 것
나의 마음속이
꽃 피울
소망으로 가득하다면
세상은 어디서나
비로소 봄
봄은 오는 것이 아니라
만나는 것
겨울의 끝이 아닌
오랜 기다림의 끝에서
그대를 만나는 것
상처난 영혼의 가지를
어루 만지고
부러진 꽃대를 일으켜 세우는
그대의 손길로부터
소생하는 것
단단한 돌틈에서도
겹겹이 뿌리를 내리고
꽃망울을 틔우는
그대의 손끝에서부터
피어나는 것
혼자가 아니라
그대 사랑하는 마음
더불어 필 때
천지는 비로소 봄
비로소 눈물겨운 봄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