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시100선
김경중 시인의 아름다운 시 200선(105) - 햇빛 한 줌의 사랑
샤론의 꽃
2018. 3. 1. 15:52
햇빛 한 줌의 사랑
그대 사랑하는 마음
없었더라면
나는 밤새 시 한 줄 쓰지 못했으리라
그대 사랑하는 마음
없었더라면
나의 고백 나의 날숨은
연모의 노래가 되지 못했으리라
밤새 어둔 거리를 쓰는
청소부의 빗질은
푸른 별 한 모퉁이를 깨끗게 하고
밤새 가슴앓이하며 쓰는
나의 시 몇 줄은
흐린 영혼에 램프를 켠다
살점처럼 떨어져 나간
하얗게 구겨진 원고지 몇 장
어둠 속에 깃든 죄의 영령들이 떠나고
나는 마침내 햇빛 한 줌 움켜쥐며
미완의 새벽을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