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중 장로의 믿음의 오솔길에서(12) - 흑룡강에 흐르는 복음의 물결
흑룡강에 흐르는 복음의 물결 기독교 신자로서 믿음이 조금씩 자라기 시작한 어느 날 담임목사님의 설교말씀을 듣고 기도하는 가운데 문득 하나님께서 선교에 대한 비전을 강하게 주시며 조선족 동포들이 많이 살고 있는 중국 흑룡강성 海林市에 선교의 문을 열어주셨습니다. 1000여명의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는 해림시 조선족 중학(6년)의 명예교장으로 섬길 수 있는 기회와 취임식을 겸한 단기선교 여행을 허락해주신 것입니다.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처음 선교여행을 떠나는 것이고 건강이 안 좋은 상태여서 그런지 설레임보다 걱정이 먼저 앞섰습니다. 그렇지만 성령님께서는 아내와 함께 비전 트립을 준비하는 기도의 시간을 갖게 하시고 우리가 그곳에서 보게 될 많은 것들을 환상으로 보여주시며 조금씩 담대함과 자신감을 회복시켜 주셨습니다.
믿음의 기업 뉴랜드 알로에의 이판호 대표이사님과 윤영순 이사님 부부의 적극적인 후원과 배려 끝에 2008년 6월 8일 저녁비행기를 타고 하얼빈으로 향한 우리 부부는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공항에 마중 나온 해림시 조선족 음악무용협회 박학룡 회장님을 비롯한 관계자들의 따뜻한 환대와 영접 속에서 비전 트립의 첫 발을 내딛게 되었고 4시간 가까이 고속도로를 달려 마침내 새벽 3시 경 해림시 조선족 집합촌인 신합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아침 일찍 피곤한 몸에도 불구하고 조선족 학교에 도착한 우리 부부는 학교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학생들과 기념촬영도 하면서 우리 민족의 얼을 지키기 위해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의 전통문화를 익히는 그들의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고, 앞으로 힘이 닿는 한 성심껏 그들을 도울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모처럼 우리 동포들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함께 만찬을 나눈 후 잠자리에 들었고 다음 날 아침 일찍 우리 부부는 해림시 조선족음악무용협회 회장인 박학룡 선생의 안내로 조선족예술한마당 축제가 열리는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남북한을 통틀어 비교적 우리 문화와 예술을 잘 보존하고 있는 그들의 흥겨운 노래와 춤사위를 감상하면서 한반도가 통일이 되면 이들이 남북한 주민들이 정서적으로 서로 소통하고 교감하는 일에 중차대한 역할을 맡게 되리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벌써부터 기승을 부리는 6월의 찌는 듯한 무더위와 뙤약볕 이래서도 일년에 한 번 씩 열리는 신명난 겨레의 잔치에 지칠 줄 모르고 흥겹게 동참하는 이국땅의 우리 동포들을 보면서 피는 이념보다 진하다는 생각을 하며 우리 부부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꼬박 한 나절을 그들과 함께 보냈습니다. 또한 영광스럽게도 그 자리에서 해림시 조선족음악무용협회 명예회장으로 추대되어 앞으로 이 분들을 위해 작은 힘이나마 보태야겠다는 생각에 더욱 어깨가 무거워졌습니다.
주일 아침에는 해림시에서 하나밖에 없는 교회인 해풍교회에 도착해서 예배를 드리면서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시는 주님의 임재를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역만리 먼 곳에서 예배를 드리는 순간에도 주님께서는 잊지 않으시고 나를 찾아 오셨다는 것과 변함없이 나를 사랑하고 계신다는 것을 깊이깊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해풍교회를 시무하시는 안옥화 담임목사님의 이날 설교제목은 마태복음 28:18-20의 말씀으로 “너희와 함께 함이라”였습니다. 마치 우리 부부를 위해 예비해 놓으신 것처럼 말씀 한 마디 한 마디가 큰 은혜가 되어 가슴속에 박혀 들어왔습니다.
"볼찌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너희와 함께 있으리라”
하나님께서 예배가 진행되는 동안 끊임없이 나와 함께 하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내가 섬기는 소양제일교회와 이 세상의 모든 교회와 목사님들과 선교사님들과 성도님들, 그리고 세계 만방에 디아스포라로 흩어져 있는 주님의 백성들을 사랑하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늘을 두루마리 삼고 바다를 먹물 삼아도 측량 못 할 그 사랑을 우리에게 주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사랑으로 인해 우리에게 독생자를 보내주셨고, 예수님으로 인해 우리들은 행복한 삶, 풍성한 삶, 영원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말씀을 통해 깨닫게 해주셨습니다.
예배를 드리는 내내 기쁘고 감사한 마음과 벅찬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귀하게 허락하신 예배당의 텅 빈 자리들을 보면서 아직도 하나님을 알지 못하고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많은 중국인들과 종교의 자유를 박탈당하고 있는 우리 동포들을 향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땅 끝까지 선교사들을 파송하시어 한 영혼 한 영혼을 구원키 위해 오늘도 끝까지 참으시고 그들을 사랑하시는 우리 주님의 크신 은혜를 깨닫고 새삼 주님의 지상명령인 선교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되어 감사할 따름이었습니다.
예배를 모두 마친 후 우리 부부는 안 목사님과 차를 마시며 환담도 나누고 찬양도 함께 부르며 주님 안에서 한 형제자매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하나님 앞에 나와서 신실하게 예배드리는 해풍교회 성도님들을 위해 온갖 정성을 다해 섬기시는 목사님을 보면서 해풍교회와 목사님 위에 하나님의 놀라우신 은혜와 축복이 깃들기를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단기 선교여행을 통해서 진정으로 느끼게 된 것은 '至誠이면 感天’이란 말대로 선교에 대한 열정으로 자신을 드리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을 통해 주님은 한 시도 쉬지 않고 일하신다는 것입니다.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모든 것을 온전히 주님께 맡기고 주님이 주신 능력 안에서 순전한 마음으로 복음의 씨를 뿌려나간다면 주님은 이러한 우리의 모습을 보시고 크게 기뻐하시며 풍성한 열매를 맺게 하실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샬롬!
“이것이 곧 적게 심는 자는 적게 거두고 많이 심는 자는 많이 거둔다 하는 말이로다.(Remember this: Whoever sows sparingly will also reap sparingly, and whoever sows generously will also reap generously.)
[고린도 후서 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