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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시100선

김경중 시인의 아름다운 시 200선(103) - 가을의 통로

 

 

가을의 통로

 

바람이 낮게 흐르는 곳으로

갈대들이 사방으로

흔들리고 있다

 

나는 조용히 안경알을 닦고

가을 하늘을,

그 하늘에서 번지고 있는

고요한 물결을 바라보고 있다

 

빈집은 오후 내내

조용하다

빈집에는 과꽃 한 묶음만

바람처럼 놓여 있다

 

그냥 옷깃을 여미고

걸어가는 사람들.....

그저 가을햇살의 환한 통로를

지나가는 사람들.....

 

가을은 어느새 우리 주변에

맑은 바람 한끗으로

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