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름다운시100선

김경중 시인의 아름다운 시 200선(106) - 길 밖의 길

 


길 밖의 길

 

평화와 고요의 다리 너머
푸른 숲이 우거진
낙원이 있으리
긴긴 세월
씨를 뿌리고
나무를 심어
숲을 이룬 사람들

끊어진 역사와 마음을 이어
다리를 만들고
길 밖의 길을 낸 사람들
모두가 번영과 행복을 위해
이념과 편견에 맞서 싸운 
용감한 전사들이었네
굳게 닫힌 녹슨 철문과
불통의 담벽을 허물어
옥토를 일구고
온갖 고초와 모진 풍상 겪으며
마침내 붉은 인동초 한 송이 꽃피운 이여
절망과 분노의 한숨 비켜간 자리에
희망의 무지개 뜨고
한 올 한 올
정성껏 뽑아 올린 몇 촉의 빛살로
새 천자를 여네

이제 옛길로 다시는 되돌아 가지 않으리
거칠고 헐벗은 광야를 떠나
오직 빛으로 충만한 세상
단비가 푸른 잎새를 촉촉이 적시는
생명나무숲을 향해
이 한 몸 구푸려
그대의 길이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