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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라

 

어느 날 아버지가 아침 일찍 아들을 자신의 논으로 데리고 나가 이렇게 물었습니다.
“아들아, 너는 최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

아들이 공손히 대답했습니다.

“네, 아버지. 잔꾀를 부리지 않고 자신이 맡은 일을 열심히 하는 것입니다.”
그러자 아버지는 손가락으로 논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그럼 저기 논에 있는 돌들을 해가 지기 전까지 최선을 다해 모두 치울 수 있겠느냐?”
“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최선을 다해 치워 보겠습니다.”
아들은 약속한 대로 돌들을 논 밖으로 옮기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생각한 것보다 돌들이 무척 많았습니다.

젖 먹던 힘까지 짜내어 부지런히 옮겼지만 역부족이었고, 어느덧 해는 서산으로 뉘엿뉘엿 저물어 가고 말았습니다.
이 광경을 온종일 지켜보고 있던 아버지가 마침내 안쓰러운 표정을 지으며 아들에게 물었습니다.

“아들아, 최선을 다했느냐?”
“네, 아버지. 최선을 다했습니다.”
“아니다. 너는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

아들은 이런 아버지의 말에 야속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아버지, 저는 오늘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끼니도 거른 채 돌들을 옮겼는데 어찌하여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말씀하십니까?”
“네가 수고하고 진짜 열심히 했다는 것은 잘 안다만 너는 최선을 다하지는 않았다. 옆에서 하루 종일 지켜보고 있던 나한테 왜 도와 달라는 말을 하지 않았느냐?”

세상에는 나 혼자만의 힘으로 손쉽게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 많습니다. 희망이 없어 포기하고 싶을 때 자신의 힘만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고집을 피우고 자존심을 앞세우다 끝내 일을 그르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겸손히 남의 힘과 지혜를 빌어 일을 효과적으로 마무리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성경을 통해 하나님의 일을 하는데 독선과 아집을 버리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로마서 8:28)

최근 우리교회 분립개척과 샬롬하우스 개원 과정을 지켜보면서 난관을 잘 극복하고 겸손히 맡은 바 사명을 감당하고 있는 리더들과 어려운 결단을 내려 동참하는 분들을 보며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벌판에 허허로이 심겨진 한 그루 나무 같아 보일지라도 머지않아 더불어 울창한 숲을 이루고, 풍성한 과실을 얻을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