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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시100선

김경중 시인의 아름다운 시 100선(75) - 길은 있다

 

 

 

 

길은 있다

내 삶이 빈 들 같아서
추수할 곡식이 없을지라도
만나와 메추라기로 채워주시는 이

당신의 긍휼만으로 나는 행복합니다

내 삶이 빈 바다 같아서
잡을 물고기가 없을지라도
깊은 곳에 그물을 던지라 명하시는 이

당신의 은혜만으로 나는 행복합니다

내 삶이 빈 잔 같아서
갈증을 적셔줄 생수가 없을지라도
목마른 자는 다 내게 와서 마시라는 이

당신의 선하심만으로 나는 행복합니다

내 삶이 빈 의자 같아서
찾아오는 친구가 없을지라도
내가 너희와 함께 하리라 하시는 이

당신의 사랑만으로 나는 행복합니다

내 삶이 빈 배 같아서
모진 풍파에 흔들릴지라도
바다를 꾸짖어 잠잠케 하시는 이

당신의 권능만으로 나는 행복합니다

내 삶이 질풍노도 같아서

분노가 나의 영혼을 삼킬지라도

온유한 자에게 복주시길 원하시는 이

당신의 축복만으로 나는 행복합니다

 

내 삶이 막다른 골목 같아서

사방으로 우겨쌈을 당할지라도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 하시는 이

당신의 이끄심만으로 나는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