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모르는 것들
일전에 이외수 선생께서 식사자리에서 하신 말씀이 가슴에 남는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모르는 것 세 가지가 있다는 것이다.
첫째, 우리가 얼마나 대단한 민족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둘째, 우리가 얼마나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셋째, 우리가 얼마나 잘 살고 있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이 말을 들은지 불과 며칠 만에 북한은 포격도발을 감행해 왔다.
우리의 안보불감증이 도를 넘고 있는 시점에서 이번의 무력도발 또한 국민들에게 크게 경종을 울리지는 못 할 것 같다. 하지만 증시는 폭락하고 악화일로에 있는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양치기 소년이란 동화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거짓말과 협박에 이골이 나 도발을 감행해 올 때마다 '저러다 말겠지'라고 치부해 버리기 일쑤지만 만약 확전이라도 되는 순간엔 피차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북한의 극악무도한 공포정치로 인해 민심이 이반되고 고위층 자녀를 비롯해 탈북자들의 행렬이 줄을 잇고 있는 것을 보면 그들이 원든 원치 않든 간에 여태까지 없었던 급격한 내부변화가 일어날 것은 明若觀火한 일이다. 김정은의 무력통치 기반에 누수현상이 일어난다면 많은 독재자들이 그러하듯이 內憂를 다스리기 위해 外患을 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질 것이다.
우리는 아직도 북한이 모르거나 짐짓 모르는 체 하는 것들에 대해 직시하고 문제 속에서 기회를 찾는 한편 다양한 채널을 통해 설득시킴으로써 오판을 막아야 한다.
첫째, 북한정권은 핵을 볼모로 날 뛰고 있지만 그 핵 때문에 자멸할 것이라는 것을 모른다.
둘째, 북한정권은 스스로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란 호칭을 쓰고 있지만 지구 상에 몇 남지 않은 독재국가란 것을 모른다.
셋째, 북한정권은 인민의 지상낙원이란 정치적 구호로 선전선동하고 있지만 지상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로 인민들의 행복지수가 세계에서 꼴찌 수준이라는 것을 모른다.
결론적으로 북한은 핵을 포기해야만 국제적인 미아신세를 면할 수 있다. 그리고 독재정치와 공포정치를 즉각 청산하고 새로운 정치형태를 모색해야 살 수 있다. 또한 북한은 인민들을 지독한 가난과 굶주림에서 해방시키기 위해 진정성 있는 자세로 문호를 개방하고 국제사회와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경제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우리 정부도 북한의 기습도발에 대해서는 엄중하고 즉각적인 대처를 해야겠지만 평상 시엔 대화와 타협을 통해 대규모의 도발이나 전면전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특히 외교와 통일문제에 있어 지금보다 일보 전진한 전향적인 자세로 현명하게 대처해 나간다면 생각보다 빨리 통일의 물꼬가 터질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