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발상의 지혜
어느 초등학교 저학년 반 선생님이 미술시간에 자신의 반 아이들에게 이 세상에서 제일 작은 강아지를 한번 그려보라고 했답니다.
어떤 아이는 자신의 주먹보다 작은 강아지를 그리고, 다른 아이들도 경쟁적으로 점점 작게 그리기 시작해 결국 손톱 크기보다 작은 강아지를 그리기도 했습니다.
나중에 어떤 아이는 점하나를 쿡 찍어 놓고 강아지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한 아이는 적당한 크기로 섬세하게 강아지를 묘사한 뒤 옆에다 강아지보다 크게 개미 한 마리를 그려넣어 개미가 강아지를 끌고 가는 모습을 그렸다는 것입니다.
작은 강아지를 그려보라니까 대부분의 아이들은 무조건 작게만 그리려 하게 되고, 너무 작게 그리다보니 강아지를 섬세하게 묘사할 수 없어 나중에는 그냥 무엇인지도 구분할 수 없는 잠 하나로 보일 수밖에 없는 결과를 낳았던 것입니다.
이런 경우를 보면 지혜란 특별난 천재를 타고난 재능도 아니고 우수한 학력과 학벌을 가진 사람들만의 점유물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요즘 우리 주변에서는 “변해야 산다”라는 말들을 자주 합니다. 이 말을 뒤집어 보면 곧 변하지 않는 개인이나 집단은 곧 망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됩니다.
특히 오늘날과 같이 급변하는 시대적 환경 속에서 옛날 방식만 고집하며 구태의연하게 일을 처리한다면 그들을 우대하는 기업이나 집단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을 것입니다.
국가도 국민이 요구하는 기대치 이상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정책을 개발하고 추진하여 성공적인 결과를 창출해내지 못한다면 국민들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역대 정부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규제개혁이니 공기업선진화니 하며 칼을 뽑아들지만 결국은 소기의 목적을 제대로 달성하지 못하고 물러나고 마니 참으로 안타까운 노릇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어떤 조직체이든 그 구성원들 한 명 한 명의 인식전환을 통해 조직전체의 의식전환을 가져온다는 것은 혁명적인 요인이 발생하지 않고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처럼 순간적인 발상전환을 통해 간단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면 그렇게 불가능한 일만은 않을 것입니다.
현재 전국 230개 기초자치단체들 중에서 훌륭하게 조직을 변화 개혁 시켜나가는 데 성공한 사례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특히 중소도시들이 경쟁적으로 벌이는 지역 축제들 가운데도 꿈과 열정, 그리고 창조적 상상력을 통해 그 동안 낙후되었던 지역의 이미지를 하루 아침에 바꾸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들 지자체들이 단 기간에 조직 전체를 변화 시켜 나가는 데 성공적일 수 있었던 이유의 가장 으뜸은 진취적이고 개혁적인 의식을 가진 조직의 리더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 리더들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기존 관선 체제 하에서 생긴 경직된 사고의 틀을 과감히 무너뜨리고 유연하게 경영의 논리를 도입함으로써 눈에 띌만한 생산성과 효율성을 창출해 낸 것입니다.
조직은 리더의 능력에 따라 변화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어느 조직이나 앞에서 이끌어 가는 리더가 방향을 올바로 잡고, 리더와 이를 따르는 조직원들이 마음이 합해질 때 소기의 목적과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80년대 파탄 일보 직전까지 갔던 미국과 뉴질랜드의 경제가 되살아날 수 있었던 결정적 요인 중 하나는 정부의 규제 완화였습니다. 규제가 많은 나라에서는 기업이 공장 하나를 짓는데도 수없이 많은 인허가 도장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투자가 위축되기 쉽습니다.
또 규제가 많다는 것은 공무원의 수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적정 인력보다 많은 공무원들은 정부의 지출을 증가시켜 국가경제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것입니다.
뉴질랜드의 경우, 84부터 13년에 걸쳐 공무원 수를 절반으로 감축했고, 동시에 그들이 담당했던 많은 규제를 완화해 국가경제를 크게 호전시킬 수 있었습니다.
규정은 업무처리의 합리성을 높여주고, 책임소재를 명확히 해주는 기능을 하지만 규정에 너무 얽매이다 보면 시간경쟁에서 뒤지게 되고, 새로운 시도를 해보려는 일꾼들의 발목을 잡게 됩니다.
규정이 아무리 많아도 수많은 사람들의 행동을 모두 통제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조직이 커지면 구성원들의 행동을 통제하는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여기에서 리더들이 가지는 공통의 가치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게 되는 것이지요. 공유가치는 조직이 어느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지, 구성원 각자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
그것은 마치 떼 지어 나는 기러기들이 길을 잃지 않도록 이끌어 주는 향도와도 같은 것입니다.
천재 한 사람이 수십 만명의 보통사람들을 먹여 살리는 글로벌 창조경영 시대에 우리에게도 남다른 발상으로 숱한 역경을 헤쳐 나가는 진정한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가 곳곳에서 절실히 필요할 때인 것 같습니다.
특히 21세기의 대한민국을 이끌어 가는 대통령의 비전과 가치관, 그리고 역발상의 지혜가 온 국민의 가슴속을 한 여름에 마시는 얼음냉수처럼 답답한 가슴을 깊은 곳까지 시원하게 적셔 주는 그날이 하루속히 올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