妄言과 妄動을 일삼는 고위 공직자들의 의식개혁이 시급하다!
과연 영화의 힘은 위대했다. 800만 관객을 동원했던 영화 ‘내부자들' 의 대사를 패러디한 어느 고위 공직자의 말 한마디가 정부출연 연구기관장의 ‘천황폐하 만세’ 삼창 사건에 이어 우리사회에 큰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가뜩이나 30도가 넘는 찜통더위로 열병을 앓고 있는 99% 민중들의 가슴을 분노로 펄펄 끓게 만들고 있으니 말이다.
“민중은 개, 돼지로 취급해 먹고 살게 해주기만 하면 된다.”
교육부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누리과정, 대학구조개혁 같은 중차대한 정책을 기획하고 현안 업무를 관장하는 국장급 고위 관료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망언이다.
아마도 이번 舌禍의 당사자는 영화 ‘내부자들’을 무삭제 감독 판까지 샅샅이 즐감한 듯하다. 그리고 영화 속에서 한 신문사 논설주간이 신음처럼 뱉어낸 ‘개, 돼지....’운운하는 대사에 필이 꽂혀 순간적으로 자신의 무르팍을 ‘탁’쳤을지도 모른다. 평소 자기가 생각했던 민중관을 저토록 절묘하게 표현할 수 있단 말인가? 촌철살인의 말솜씨에 깊은 감명을 받은 그는 그 名(?) 대사를 자신의 기억 속으로 순식간에 입력시켰을 것이다.
그리고 얼마 후 그는 모 일간지 기자들과의 회식자리에서 취중 논쟁 끝에 담대하게 이 말을 자신의 기억 밖으로 끄집어내어 진담처럼 내뱉어버렸다.
그는 자신은 대한민국 1%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 그와 같은 인간의 상향적 욕구를 나무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오히려 칭찬하고 격려해서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중추적 인재로 등용시켜야 마땅하다. 그런 엘리트는 누가 뭐래도 국가의 보배이고 대들보이다. 하지만 99%의 민중을 영혼이 없는 개, 돼지로 비하하고 그저 먹을 것만 잘 챙겨주면 1%의 주인들에 의해 길들여질 것이라는 시대착오적인 망상은 적반하장도 유분수요 주제파악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오만함의 극치이자 자격미달의 公職者像이라 여겨져 개탄을 금할 길이 없다.
고위 관료로서 지켜야 할 겸손과 愛民, 봉사정신을 헌신짝처럼 내던져 버리고 편향된 선민의식과 삐뚤어진 민중관으로 국민의 공분을 일으킨 이번 사건은 가뜩이나 날이갈수록 피폐해져만 가는 삶으로 인해 내일에 대한 희망을 잃고 사는 민중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할뿐 아니라 사회공동체 정신을 파괴하고 국민통합과 국가발전을 저해하는 위험천만한 妄言로 지탄받아 마땅하다.
또한 ‘신분제를 공고화해야 한다’는 주장은 헌법의 가치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비민주적인 언동이며 최근 우리사회에 분출되고 있는 대표적인 양극화 논란 - 즉 금수저와 흙수저, 정규직과 비정규직 문제로 사회 전반에 걸쳐 위화감이 확산 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불속에 기름을 끼얹는 격으로 발언의 저의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계층 간, 세대 간, 이념 간의 대립과 갈등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과 절망감이 팽배해 있는 현실에서 기득권 세력들의 본심을 여지없이 드러낸 듯한 이번 사건이 몰고 올 파장은 예상 밖으로 커질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 없다.
교육부는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적 분노를 절감하여 진심어린 반성과 사과를 표명하고 사건의 본질을 축소, 비호하는 듯한 변명을 삼가야 할 것이다. 또한 국민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 망언의 당사자를 즉각 엄중 조치하고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섬기는 리더십(Servant Ledership)에 대한 보다 본질적이고 구체적인 교육을 시행해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는 의식 있는 시민사회 단체 및 사회지도층 인사들은 국민이 국가의 진정한 주인이 되는 정당 및 정치환경 개혁을 위한 직접민주주의 제도를 공론화 하여 모바일 정당 출현을 가시화함으로써 민중의 힘이 얼마나 위대하고 무서운지 본때를 보여 주어야 한다.
세계 최고의 인터넷 강국인 대한민국의 위상에 걸맞는 모바일 정당 제도의 도입이 정의롭고 깨끗한 사회로 진일보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경제적인 길이며 정치개혁 및 공직자들의 부정과 부패를 억지하고 감시, 감독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임을 우리 모두 분명히 자각할 때가 된 것 같다.
(국가혁신포럼 대변인, 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