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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시100선

김경중 시인의 아름다운 시 200선(105) - 햇빛 한 줌의 사랑

 

햇빛 한 줌의 사랑

 

그대 사랑하는 마음

없었더라면

나는 밤새 시 한 줄 쓰지 못했으리라

 

그대 사랑하는 마음

없었더라면

나의 고백 나의 날숨은

연모의 노래가 되지 못했으리라

 

밤새 어둔 거리를 쓰는

청소부의 빗질은

푸른 별 한 모퉁이를 깨끗게 하고

 

밤새 가슴앓이하며 쓰는

나의 시 몇 줄은

흐린 영혼에 램프를 켠다

 

살점처럼 떨어져 나간

하얗게 구겨진 원고지 몇 장

 

어둠 속에 깃든 죄의 영령들이 떠나고

나는 마침내 햇빛 한 줌 움켜쥐며

미완의 새벽을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