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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김경중 장로의 믿음의 오솔길에서(2) - 파랑새병원

 

 

파랑새병원

 

많은 사람들은 행복이란 미래의 어느 순간에 불쑥 찾아올지도 모르는 불확실한 것이라 생각하고 쉽게 꿈꾸지 못합니다. 나 역시 갑자기 누가 '지금 당신은 행복합니까?'라고 물으면 아마도 '글쎄요~'라고 말끝을 흐릴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잘 아는 '파랑새'라는 동화에서 '찌르찌르'와 '미찌르' 남매가 그토록 찾아 헤맸던 행복의 파랑새는 먼곳이 아닌 바로 자신의 집 새장 속에 있었습니다. 나에겐 행복이란 단어가 자주 희망이란 뜻으로 다가옵니다. 파랑새도 같은 의미로 느껴지지요.

 

가난한 나무꾼의 아이들인 '찌르찌르'와 '미찌르'가 행복의 파랑새를 찾아 온 세상을 돌아다니듯이 나도 몇 번이나 몹쓸 병에서 벗어나려고 열심히 어딘가에 있을 희망의 파랑새를 찾아 다닌 적이 있습니다. 환자의 귀는 날이갈수록 얇아져 어디에 누가 용하다고 소문나면 금세 마음이 그곳으로 달려가기 일쑤입니다.  

 

그런 경험은 다양한 의학지식의 원천이 되었고 소중한 정보적 자산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치유의 은총을 입고 난 후 돌이켜 생각해 보면 하나님께서 이미 예비하시고 계획하신 곳은 따로 있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한겨울 계단에서의 낙상사고로 2년 간 죽을 고생을 하며 화급을 다투던 당뇨성 족부궤양도 결국은 스케쥴이 한참 밀려있는 유명 대학병원이 아닌 딸아이가 인터넷을 샅샅이 뒤져 찾아낸 서울 변두리의 어느 전문병원에서 긴급으로 수술 받게 해주셨습니다.

 

또한 춘천에서 서울로 매일 다니던 장기간의 통원치료도 마지막 시기에 하나님의 역사하심으로 큰 병원에만 있을 거라던 항생제 수액을 전혀 뜻밖에 새로 개업한 동네의원에서 맞을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고마운 분들의 따뜻한 도움의 손길과 교회 성도님들의 기도를 통해 어려움을 헤쳐나갈 새힘을 허락해 주셨습니다.

 

세상의 지식과 경험만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일들도 사랑과 권능이 충만하신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방식대로 늘 우리를 위해 일하고 계심을 믿습니다. 자칫하면 발목을 절단해야 할 심각한 위기 속에서 주님의 피묻은 손이 꼭 필요한 부분만 절단케 하시고 깨끗이 고쳐주셨듯이 말입니다. 할렐루야!

 

'찌르찌르'와 '미찌르'처럼 먼길을 돌고돌아 지치고 힘든 몸을 이끌고 찾아온 나의 집 가까이에서 파랑새병원이 때맞춰 문을 열고 어서 내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으니 여호와 이레, 준비하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참으로 놀랍고 감사할 따름이지요. 

 

어떤 힘든 상황 속에서도 포기하지 마세요.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기도와 간구로 전지전능하신 하나님께 온전히 맡기시고 그분의 역사하심을 믿고 기다려 보세요. 하나님과 동행하는 동안 '희망의 파랑새'를 먼곳이 아닌 바로 당신 곁에서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네 길을 여호와께 맡기라 그를 의지하면 그가 이루시고 네 의를 빛 같이 나타내시며 네 공의를 정오의 빛 같이 나타내시리로다"

[시편 37: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