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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시100선

김경중 시인의 아름다운 시 100선(59) - 눈 내리는 날

 

 

 

눈 내리는 날

 

강물 위에 내려

강이 되는 눈

 

풀잎 위에 내려

이슬이 되는 눈

 

아이의 뺨 위에 내려

눈물이 되는 눈

 

겨울나무 위에 내려

이불이 되는 눈

 

강물처럼 깊고

이슬처럼 맑게

눈이 내린다

 

눈물처럼 따뜻하고

이불처럼 포근하게

눈이 내린다

 

 욕심을 하얗게 비우라고

 해맑은 동심으로 돌아가라고

친구의 허물을 덮어주라고

 

눈 내리는 하늘

눈 내리는 저녁

 

모두가 눈처럼

순한 양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