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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마음의 교집합을 넓혀라!

 

 

마음의 교집합을 넓혀라!

 

"兼聽則明 偏聽則暗(겸청즉명 편청즉암)"

"두루 의견을 들으면 밝게 되지만, 한 쪽 의견만을 들으면 어둡게 된다."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은 4번이나 대통령에 당선된 탁월한 리더십의 소유자였다.

 

그는 1929년 세계적인 대공황을 뉴딜 정책이란 새로운 발상으로 극복해냈고, 2차 세계대전에선 연합군에 참전하는 결단을 내려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리고 얄타회담을 통해 UN을 창설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친 존경받는 지도자였다. 이런 그의 리더십은 갈등을 원만히 해결하는 능력에서 비롯되었다.

 

그는 자신의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름은 물론 가족사항까지도 세심히 기억하고 있을 만큼 친화력이 뛰어났고 반대 정당 사람이라 할지라도 적을 만들지 않으려고 무던히 노력했다.

 

대통령 시절 한 번은 자신의 법안에 강력히 반대하는 야당의원을 설득하기 위해 그의 취미를 조사했다.

 

그 의원이 우표수집을 광적으로 좋아한다는 사실을 안 루즈벨트는 곧바로 연락을 취해 자신이 모으던 우표에 대해 자문을 요청했다.

 

의원은 달가워하지 않았음에도 우표 수집이란 말에 마지못해 루즈벨트를 만났다.

 

루즈벨트는 비록 자신보다 낮은 위치의 야당의원이었지만 우표에 대한 그의 전문성과 해박한 지식에 경의를 표하며 그에게 진심으로 많은 도움을 구했다.

 

함께 있는 동안 루즈벨트는 우표에 대한 얘기 외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나 다음 법안 통과일에 그 의원이 찬성표를 던짐으로 큰 갈등 없이 입법에 성공할 수 있었다.

 

루즈벨트의 갈등해결 방법은 차이를 좁히려는 노력보다는 서로의 공통점을 찾아 공유하는데 있었다.

 

이렇듯 국가경영 뿐 아니라 사회공동체를 이끌어 가는 데 꼭 필요한 리더십은 자기중심적 사고와 정적의 약점을 찾아 집요하게 공격하는 데 있지 않고, 서로의 견해차이를 존중하면서 가급적 자신과의 공통분모를 찾아 마음의 교집합을 넓혀나가는 데 있다.

 

이번 19대 대선후보자들의 미숙한 토론문화는 정책검증보다는 상대후보에 대한 비방과 인격모독에 가까운 망언만이 난무했으니 선거가 끝난 후에도 마음의 상처와 앙금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듯 하다.

 

정치란 오늘의 동지가 내일이 적이 되고 오늘의 적이 내일의 동지가 되는 등 가변성이 항존하는 만큼 유권자의 눈쌀을 찌푸리게 하는 막말과 상대방에 대한 무례한 언행으로 인간관계까지 파탄에 이르게 함으로써 영원한 적을 만드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2017년 5월 13일
국가혁신포럼 대변인 김경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