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에세이

"문화선교는 하나님의 지상명령이다!"

“문화선교는 하나님의 지상명령이다!”

                  소양제일교회 국내선교부 김경중 장로

2014년 4월 16일은 어처구니없는 세월호 참사로 인해 온 국민을 슬픔과 절망, 그리고 분노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날이다. 그리고 하루 뒤 기독교인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개봉된 거장 이장호 감독의 ‘시선’이란 영화도 얼마 안 가 상업영화에 밀려 슬그머니 수면 아래로 잠겨 버리고 말았다. 기독교 극영화의 거듭 된 흥행 실패를 씁쓸한 마음으로 지켜보면서 문화선교의 현 주소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자유로부터의 도피>와 <사랑의 기술>의 저자로 유명한 '에릭 프롬'은 저질 대중문화의 노예가 된 사람들에게 이렇게 충고하고 있다. "하잘 것 없는 3류 영화를 보거나 저질 도색잡지를 보거나 해서 따분함을 내쫓았을 때 종종 느끼는 허망한 기분, 그것은 자신의 시간을 유용하게 쓴 것이 아니라 헛되이 낭비했을 때 찾아오는 음주 후 숙취와 같은 기분이다."

오늘 날 현대인들은 눈부신 물질문명의 혜택을 누리는 동시에 다양한 문화를 향유하기 위해서 아낌없이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 산업혁명 이전에는 꿈도 꿀 수 없었던 상류사회의 문화들이 산업문명의 발달과 더불어 대중의 욕구와 취향에 맞는 문화상품으로 개발되어 자본주의 경제발달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게 되었다. 바야흐로 대중이 문화의 주인으로 행세할 수 있는 시대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이러듯 소수만이 향유할 수 았었던 문화예술들을 대중적으로 전파될 수 있게 만든 일등 공신은 물론 대중매체의 발달이다. TV를 비롯한 매스미디어야 말로 대중을 각종 정보의 홍수 속에 빠뜨리게 하는 한편 광고주인 기업의 이윤창출을 위한 도구로서 전락시키는데 앞장 서 왔다.

문화는 인간의 기원과 함께 태동했고, 인간 역사의 전개와 함께 발전해 왔다. 이처럼 문화라는 것은 한 사회에서 그 구성원들에 의해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학습되고 전승되는 것이다. 그러나 상업주의에 뿌리를 둔 대중문화는 돈벌이에 감각이 탁월한 문화기업가가 대중의 욕구를 잘 파악한 후 엘리트들을 고용해서 만들어낸 조작된 문화인 것이다. 이 시대가 물질만능주의에 사로잡히면서 많은 사람들은 삶의 더 높은 가치를 추구하기보다는 소비지향적인 인간으로 변모되는가 하면 또 한편으로는 물질문명에 소외되어 불행의 늪에 빠지거나 정신적인 공허함으로 시달리게 되었다. 상업주의와 결탁한 대중문화의 생산자들이 끊임없이 인간의 본능을 자극하는 문화상품들을 마구 쏟아 놓게 된 것이다.

성경 창세기 1장 28절을 보면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라는 문화명령의 구절이 나온다. 그러나 그러한 문화 창조자로서의 주체성을 상실한 인간은 이제 조작되고 강요된 대중문화에 의해 올바른 가치 판단력을 상실하고 정보의 포로가 되거나 TV나 인터넷의 노예가 되고, 연예인을 우상으로 삼는 등 반 문화적인 행태를 보이며 타락을 길을 걷고 있다. 더욱이 SNS로 일컬어지는 소셜 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이제는 개인이 마음대로 정보와 문화를 생산하고 가공하고 복제하고 확산시킴으로써 대중매체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에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본능적 자극을 원하는 대중과 유행을 노려 더 많은 이익을 얻어보겠다는 문화기업가들의 타협으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그레샴의 법칙은 이제는 경제논리보다는 오히려 문화의 논리에 더 많이 적용되고 있는 셈이다.  즉 건전한 대중문화는 차츰 뒷전으로 밀려나고 저질적이고 때론 악의적이기까지 한 대중문화가 범람하며 여기저기 독버섯처럼 피어나고 있는 상황이 되었다.

기록을 찾아보면 문화의 타락은 인간의 타락과 궤를 같이 했다. 고대 로마의 문화가 그러하였고, 중세 암흑기 종교의 타락과 맞물린 문화가 또 그러하였다. 문화는 삶의 전반적인 양식을 포괄하기 때문에 우리의 삶이 타락하면 문화도 같이 타락하는 것이다. 우리는 성경 창세기에 기록된 아담과 하와로부터 비롯되는 인간타락의 역사 속에서 문화를 타락시키는 원인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첫째는 유혹 때문이다.

원죄의 근본은 늘 아담과 하와에게로 돌아가고, 그들 뒤에는 뱀이 등장한다. 성경 창세기 3장을 보면 뱀이 하와를 유혹하여 선악과를 따먹게 하고 하와는 다시 아담에게 선악과를 먹게 한다. 하나님께서는 에덴동산 중앙에 있는 실과를 먹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라고 아담과 하와에게 명하셨으나 뱀은 하와를 유혹했으며, 그들은 뱀의 꾀임에 넘어가 범죄를 저질렀다.

문화가 인간의 잠재의식 속에 내재된 원초적인 욕구 - 안식, 성의 향유, 재물, 쾌락 - 등을 매개로 인간을 유혹한다면 마약처럼 강력한 흡인력과 도저히 끊기 어려운 중독성을 갖게 된다. 특히 오늘날과 같은 가치관 상실의 시대에는 더욱 더 그렇다. 요즘 같이 어디를 가나 갖가지 유혹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우리는 더더욱 올바른 성경적 가치관으로 대중문화의 모습으로 다가온 사단의 유혹을 극복해 나가야 할 것이다.

둘째는 거짓말 때문이다.

예수님은 자기의 십자가를 짊어짐으로써 우리의 신앙이 성숙되기를 원하시지만 사단은 모든 고난을 거부하고 순간적인 쾌락에 빠지라고 요구한다. 사단의 문화가 처음에는 달콤한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단의 문화에 빠져드는 것이 멸망으로 가는 지름길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거짓말들은 오늘날 뉴에이지의 기본사상이 되었다. 인간의 교만, 즉 모든 것이 인간의 정신 속에 잠재되어 있다는 믿음은 곧 인간의 심층을 파헤쳐 보면 인간 자신이 하나님임을 발견하게 된다는 논리이다. 뉴에이져들은 인간의 문제는 죄가 아니라 무지에 있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계몽을 통해서 인간은 무엇이든지 해결할 수 있으며, 인간의 창조력과 인간의 힘만이 세상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는 것이다.

셋째는 전염성 때문이다.

뱀의 간교함에 넘어간 하와의 범죄가 자연스럽게 아담에게 옮겨짐을 알 수 있다. 대중문화가 가지는 전염성을 모방성이라고 바꿔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청소년들이 인기 연예인들의 말투나 행동, 의상들을 모방하는 것을 우리는 쉽게 볼 수 있다. 요즘과 같이 매스 미디어가 발달하거나 인터넷이 급속도로 확산되는 시대에는 더욱 가속도가 붙는다. '버나드 쇼우'의 말처럼 유행은 인간을 꾐에 빠지게 하는 전염병이다. 불건전한 대중문화의 유행을 타고 청소년들의 음주, 흡연, 자살, 폭력의 집단화, 음란 컴퓨터 프로그램의 확산, 포르노 영화, 도색 잡지, 음란 만화, 저질화 된 방송 프로그램 등이 건전한 크리스천 문화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 실정이다.

문화선교는 하나님의 지상명령이다. 악한 영에 속한 타락한 인간들이 만들어내고 있는 퇴폐적이고 말초적이며 파괴적인 문화에 사로잡힌 어두운 심령들에게 순간의 쾌락이 아닌 영원한 생명, 완전한 기쁨, 변함없는 사랑을 깨닫게 해주시는 하나님 중심의 문화를 전파함으로써 하루속히 예수 그리스도의 품으로 초대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