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 점점 추해지고 있다. 1.0시대의 정치는 독재정권의 추한 얼굴을 보이더니 2.0 시대의 정치는 정경유착이란 볼성 사나운 모습을 보였고, 21세기 국가 간의 총성없는 문화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3.0시대에도 한국정치는 도를 넘는 여야의 극한대립과 부정부패의 프레임 속에 갇혀 여전히 그 추한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
IMF 이후 신자유주의의 물결이 우리 경제를 뒤덮으면서 극심한 빈부 격차로 인해 대다수의 국민들은 꿈과 희망을 잃었고, 기업들도 무한경쟁의 궤도 속에 내몰려 일부 경쟁력을 획득한 재벌기업 외에는 성장동력을 상실한 채 신음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력은 여야 가릴 것 없이 국가의 100년 대계를 향한 중.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눈에 보이는 위기상황에만 그때 그때 대증요법으로 땜질하기에 급급하고 있으니 정치가 국민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정치를 걱정할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뼈를 깎는 자기반성과 고강도의 혁신적인 자구책을 강구하지 않고서는 정치가 사회전반을 지배하고 있는 현실적 구조 속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는 암울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늘은 우리민족에게 늘 기회를 주시고 살 길을 열어 주셨다. 미국과 중국, 그리고 경제적.군사적 재무장을 꾀하고 있는 일본의 틈바구니에서 우리나라가 제 목소리를 내고 그 위상을 바로 세울 수 있는 길은 통일의 문을 여는 것이다. 지금은 앞이 안 보이는 불확실한 미래지만 그 불확실성에 대처하는 유일한 방법은 미래를 준비하는 것 밖에는 없다. 새벽이 가까울수록 어둠이 더 짙어지듯 지금 북한에 깔려 있는 짙은 어둠이 우리에게는 통일의 새벽을 여는 희망의 징표가 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통일을 준비하는 첫 단추는 국내 정치의 내공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제 정치는 국회의원 정수 조정 및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이란 정치혁신의 호기를 맞고 있디. 그 기회를 놓치지 말고 국민의 뜻에 따라 빠른 시일 내에 여야가 합의점을 도출해야 한다. 동서분열과 세대 간의 갈등이란 망국적인 폐해를 더 이상 후대에 물려 주어서는 안 되겠기에 이번 만큼은 국민화합을 위해 한 마음 한 뜻으로 뭉쳐야 한다.
우리는 지금 정보혁명의 물결 속에서 경제발전과 문화융성을 꾀하고 있다. 이제 정치도 부끄러운 민낯을 감추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화합과 상생의 길로 함께 가야 한다. 정치에 화장이 필요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김경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