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세계장애인의 날 기념 2011 전국장애인합창대회가 11월 28일(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국제장애인문화교류협회 주최로 열렸다. 이 자리에서 나는 영광스럽게도 심사위원에 위촉됐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대회사를 통해 “앞으로 소외계층의 문화적 권리를 사회적으로 보장해주는 일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했다. 올해 주제는 ‘완전참여와 평등’이다. 그래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똑같이 다함께 합창으로’ 하나 되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 열띤 경선 끝에 16개 팀이 본선에 올랐다. 서울시 장애인행복합창단, 나누며 어울리며 합창단, 온사랑합창단, 하모니합창단, 경기 광명다소니합창단, 용인쿰합창단, 수원시 장애인합창단, 인천시 해밀합창단, 부산 베데스다합창단, 울산 시각장애인 복지관합창단, 광주 하이합창단, 전북 등불합창단, 충북 제천뷰티풀합창단, 강원 영월동강합창단, 홍천메아리합창단, 원주라온합창단 등이다.나를 포함한 5명의 심사위원들의 심사결과 대상으로 영월동강합창단이 선정되었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 이번 합창제에서 순위를 정한다는 자체가 무의미한 것이다. 물론 심사기준은 있었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나됨과 어울림이 주는 감동이다. 장애는 크게 지체장애와 지적장애로 나눌 수 있다. 우리 심사위원들이 주안점을 둔 것은 지적장애인들이 보여준 긍정의 힘이다.사회자의 최종 결과발표가 있기 전 나에게 심사평을 할 기회가 주어졌다. 첫 마디부터 목이 메이기 시작했다. 그냥 사랑한다는 얘기만 하고 싶었다. 참으로 고맙고 감사할 뿐이었다. 가슴 깊은 곳에서 뜨거운 눈물이 치밀어 오르는 것을 억제하고 나는 모든 참가자들에게서 공통점으로 발견된 몇 가지를 요약해서 말을 이어갔다.첫째, 영혼의 목마름이다. 나와 그들은 모두가 영혼의 갈증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목마른 사슴이 시냇가를 찾듯 그들은 음악이라는 시냇물을 통해 자신들의 갈급한 영혼의 갈증을 해소하고자 했다. 그들의 음악은 신을 향한 간구의 기도였다. 내내 나의 영혼도 그들과 함께 촉촉히 적셔가고 있었다.둘째, 긍정의 힘이다. 자신이 처한 상황이 어떻든지 그들은 긍정의 힘을 믿고 있었다. '하면 된다. 해 보자. 할 수 있다.'만약 그들에게 그런 긍정의 마인드가 없었다면 어떻게 지적장애를 갖고서도 그 어려운 가사를 외우고 음정과 박자를 지켜가면서 노래를 부를 수 있었겠는가?셋째, 열정의 몸짓이다. 열정은 창의성을 낳는다. 단순히 노래를 부른다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대부분의 팀들은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특별한 합창실력을 갖고 있었다. 열정의 몸짓과 가슴속에 흐르는 뜨거운 눈물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이 대회의 심사를 하는 내내 내 속에 잠재되어 있던 고정관념이 마치 망치로 두드려맞은 듯 하나하나 부서지기 시작했다. 이 대회를 계기로 우리 장애인들을 가로막고 있는 모든 장벽 또한 허물어지길 간절히 기도한다. 고정관념과 편견의 벽이 허물어질 때만이 우리 모두 진정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