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하늘이 물속처럼 깊고 푸르다
오늘 아침엔 세속의 바다가 아닌
저 가을하늘 속에 내 몸과 마음을 풍덩 빠뜨리고 싶다
티끌하나 없을 것 같은 눈부시게 맑고 푸른 청정하늘
한 마리 물고기가 되어
저 푸른 궁창 속을 마음껏 헤엄치고 싶다
힌 조각의 뭉게구름처럼
뭉게뭉게 피어 속절없이 흘러가고 싶다
오늘 아침엔 저 높고 푸른 가을하늘 속에서
내 영혼을 말갛게 씻기고 싶다
가이없이 너른 가을하늘 속을
새털처럼 가볍게 훨훨 나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