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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시100선

김경중 시인의 아름다운 시 100선(79) - 어느 봄날의 나비 한 마리

 

 

 

 

어느 봄날의 나비 한 마리

 

아름드리 나뭇가지 끝에

하이얀 목련 다발송이

환히 벙글고

강이 보이는 뚝방길에

못다핀 개나리 한 그루

허둥대며 꽃망울 하나 씩

터트리고 있는데

붓제비꽃 나비 한 마리

부신 눈을 슬며시 감고

어질어질

햇빛 사이로 날아가고 있다

나도 슬쩍

두 눈을 즈려 감고

봄의 빛부심을

훔쳐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