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에세이

나무를 심은 사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산이 넉넉한 이유는 그 속에 여러가지 나무들이 어울려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산에 나무가 없다면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도, 사계절 은은하게 자태를 뽐내며 피어나는 들꽃도, 다람쥐, 산새, 산토끼, 노루... 등등 산짐승들도 찾아볼 수 없을 것이며, 우리 인간 세계는 웬만큼만 비가 쏟어져 내려도 엄청난 홍수 피해를 입게 되고 말것입니다.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한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인간의 근시안적인 사고를 빗대어 한 말일테지요. 나무보다는 숲을 바라보는 것이 훨씬 스케일이 커 보이고, 풍성한 모습으로 비춰지겠지만 나무와 나무가 어우져 잘 자랄 때 비로소 더불어 울창한 숲을 이루게 된다는 평범한 이치를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한 그루의 나무를 심고 가꾸는 데 흘리는 땀과 눈물이 없다면 그 울창한 숲의 아름다움도 그 웅장한 자태도 결코 존재할 수 없을 테니까요.

오늘 아침  20세기 프랑스가 낳은 가장 위대한 작가 중의 한 사람인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이란 책 한 권을 읽으면서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1,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실제로 프랑스 프로방스 지역에 거주하며 평생을 홀로 나무를 심으면서 살아왔던 늙은 양치기 <엘제아르 부피에>의 이야기를 적은 실화소설입니다.

개인의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공동의 善을 위해 황무지 위에 묵묵히 나무를 심은, 그러나 어떠한 보상도 원하지 않는 고결한 인격을 가진 한 인간이 보여준 불굴의 도전정신과 우직한 행동이 암울한 환경 속에서 어떠한 기적을 일구어내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이 책에서  주인공은 단순히 나무만을 심는 사람이 아니라 희망을 심는 사람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우리는 마침내 절망의 벽을 뛰어 넘어 새로운 미래를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작지만 진정한 영웅의 모습을 만날 수 있게 됩니다.

마태복음 3:30-34절에 나오는 겨자씨의 비유처럼 세상을 바꾸는 것은 대단한 권력이나 부를 가진 권세자들에 의해서가 아니라 선한 목적을 가지고 남을 위해 묵묵히 일하는 숨은 헌신자들에 의해서 이루어임을  여실히 증명해 주고 있는 이 작은 한 권의 책..., 그러나 그 내용이 주는 감동과 가치 만큼은 결코 작지 않은, 기적을 이룬 사람의 실제 이야기 '나무를 심은 사람'을 뜨거운 가슴으로 여러분께 적극 추천하고 싶습니다. <도서출판 두레 刊>

참고로 이 이야기는 영화로도 만들어져 1987년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대상, 제2회 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발 대상, 제60회 아카데미영화제에서 단편영화상을 받음으로써 이 감동적인 이야기가 전 세계에 알려지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