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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미모사를 아시나요?

한 여름 시골 뚝방길을 걷다보면 미모사라는 들꽃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분홍빛 솜뭉치 같은 꽃인데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잎사귀를 접고 고개를 숙이는 게 영락없이 수줍은 소녀의 모습입니다. 그러나 이 소녀 같은 모습의 꽃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숨겨져 있습니다.

미모사는 원래 아름다운 공주였다고 합니다. 자신의 아름다움에 지나치게 도취된 채 늘 안하무인 격으로 남을 깔보고 무시하며 살아가는 오만함과 도도함의 극치를 보인 공주였다고 합니다.

어느날 태양신 아폴론이 미소년의 모습으로 변하여 어여쁜 여시종들을 거느리고 공주가 사는 성벽 아래서 피리를 불고 있었습니다. 성 위에서 이 광경을 바라보고 있던 공주는 가슴을 저미게 하는 피리소리와 미소년, 그리고 그의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아름다운 여인들의 모습을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그만 피리를 불던 소년의 커다랗고 푸른 눈과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그토록 자신만만하게 내세우던 미모에 그만 부끄러움을 느끼고 미모사라는 한 포기 풀로 변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나르시즘이란 용어의 주인공인 나르시스도 미모사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아름다운 용모에 지나치게 도취되어 결국은 물에 빠져 죽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남자의 이름입니다. 두 이야기 모두 자신이 가진 달란트나 외모에 지나치게 도취됨으로써 결국은 자신의 인생을 망쳐버리게 되는 공주병과 왕자병에 걸린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우리의 짧은 인생 여정 속에서도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 이루어 낸 업적들, 그리고 내가 베풀었던 갖가지 선행들... 내세우고 자랑하고픈 것들이 너무너무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성경은 예수그리스도 외에는 우리에게 자랑할 것이 아무것도 없음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추수감사절이 가까워지는 이 가을에 나르시스와 미모사가 주는 교훈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보며 더욱 겸손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이웃들에게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의 구세주임을 증거하고 그 분만을 자랑하며 사는 복된 하루하루가 되었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