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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시100선

당신에게

 

당신에게


당신이 "빛이 돼라!" 하신 세상에서
나는 어둠을 비추는 빛이 되지 못하고,
빛을 가리는 어둠이 되었습니다

당신이 "사랑하라!" 하신 시간에서
나는 미움을 씻어주는 사랑이 되지 못하고,
사랑을 식게 하는 미움이 되었습니다

당신이 "온유하라!" 하신 마음속에서
나는 분노를 다스리는 온유함이 되지 못하고,
온유함을 허무는 분노가 되었습니다.

당신이 "헌신하라!" 주신 두 손 발은
남을 돕는 힘이 되지 못하고,
남에게 얹혀 지는 짐이 되었습니다

당신이 새해에도 여전히 저에게
똑 같은 삶의 기회를 허락하신다면
저는 온전히 당신 말씀에만
손종하며 살고 싶습니다

어둠보다는 빛으로,
미움보다는 사랑으로,
분노보다는 온유함으로
짐이 되기보다는 힘이 되는
당신의 거룩한 도구가 되어

 

아름답게 쓰임받다

소리없이 사라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