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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시100선

김경중 시인의 아름다운 시 100선(19) - 마른 꽃잎 하나를 바라보며

 

마른 꽃잎 하나를 바라보며

 

라일락이 피는 오후,

그리움처럼 꽃향기가

번지고 있었다

 

람들은 책갈피마다

마른 꽃잎 한 개씩을 

주워 담는다

 

어느 날 습기가 말라버려 

눌리워진 꽃잎 하나를

낡은 책갈피 속에서 찾았을 때

 

우리는 다시 오월의

라일락 향기처럼 잊혀진

옛사랑을 떠올릴 수 있겠지

 

추억이란 내 안에 있는 그리움이

마른 꽃잎 한 장으로 눌리워져 있는 것 

지울 수 없는 얼굴 하나 여여(如如)히

빈 가슴속에 묻어 두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