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꽃잎 하나를 바라보며
라일락이 피는 오후,
그리움처럼 꽃향기가
번지고 있었다
사람들은 책갈피마다
마른 꽃잎 한 개씩을
주워 담는다
어느 날 습기가 말라버려
눌리워진 꽃잎 하나를
낡은 책갈피 속에서 찾았을 때
우리는 다시 오월의
라일락 향기처럼 잊혀진
옛사랑을 떠올릴 수 있겠지
추억이란 내 안에 있는 그리움이
마른 꽃잎 한 장으로 눌리워져 있는 것
지울 수 없는 얼굴 하나 여여(如如)히
빈 가슴속에 묻어 두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