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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조회사(21) ㅡ 삼위일체의 힘

 

국회에서 '우리 병원이 뚫린 게 아니라 국가가 뚫린 것이다'라고 강변하던 세계 최고의 수준을 자랑하는 삼성서울병원이 머리카락의 1/10000 크기도 안 되는 메르스란 바이러스로 인해 초토화 되었습니다.

건물의 크기나 시설규모 같은 하드웨어를 자랑하기에 앞서 의료기술이나 시스템, 운영 프로그램, 위기관리 매뉴얼, 조직문화 같은 소프트웨어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절실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메르스 사태가 예상보다 장기화 되면서 우리 의료진들이 보여준 눈물겨운 사투와 헌신, 그리고 책임감 등 휴먼웨어의 힘이 이번 사태를 종식시키는데 큰 공헌을 했는지를 또한 가슴으로 깊이 느끼게 되니 그나마 불행 중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이렇듯 조직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휴먼웨어가 삼위일체 될 때 비로소 진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입니다. 회의 전 함께 외쳤던 교직원 정신의 마지막 구절인 '우리는 창의성과 인간미가 넘치는 사람들입니다'가 더욱 귀하게 느껴지는 것도 이 때문일 것입니다. 한 학기 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