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은 '추운 겨울철에도 꽃은 피는가?'라는 의문을 품어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유난히 꽃을 좋아하고, 꽃에 대한 시를 많이 짓고 있는 저로서도 이 점이 매우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먼저 인터넷을 뒤져서 꽃에 대한 정보를 얻고난 후 꽃시장을 방문하여 직접 눈으로 확인하려고 마음 먹었습니다.
인터넷에서 나타난 겨울꽃의 이름들은 그다지 많지는 않았지만,
별꽃, 얼음새꽃, 애기동백, 포인세티아, 시클라멘, 프리지아 등 이름이 매우 어여쁘고 특색있는 꽃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 중 유난히 눈에 들어오는 꽃이름은 이른바 크리스마스꽃이라고 불리우는 포인세티아였습니다.
포인세티아는 멕시코가 원산지로서 빨간 별 모양의 예쁜 꽃인데, 특유의 붉은 빛은 12월 25일 크리스마스 전후에 가장 아름답게 피기 때문에 주로 성탄절을 장식하는 꽃나무로 널리 쓰여지고 있습니다. 어린 포인세티아가 잘 자라기 위해서는 따뜻하고 햇빛이 밝게 비치는 곳에 있어야 하지만, 일단 다 자라고 나서는 햇빛이 완전히 차단되고, 냉기가 감도는 곳에 있어야만 윗부분의 녹색잎이 특유의 붉은 색으로 물들 수 있다고 합니다. 만약 햇빛이 조금이라도 새어 들어가면 붉은 잎에 얼룩이 생기게 되어 보기 흉한 모습으로 변한다고 합니다.
아마도 그런 신비로움 때문에 이 꽃이 예수님의 보혈로 상징되는, 즉 십자가의 붉은 꽃으로도 불리우고 있는가 봅니다. 또한 포인세티아는 크게 벌어진 붉은 꽃 모습이 마치 손을 벌려 축하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 '축복합니다, 축하합니다'라는 은혜로운 꽃말을 담고 있습니다.
많은 꽃들에게는 나름대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듯이, 이 꽃에도 마음에 잔잔한 감동을 안겨 주는 아름다운 전설이 담겨 있습니다. 그 전설은 멕시코의 한 작은 마을에서 유래됩니다. 해마다 이 마을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이브에 교회에서 아기 예수의 탄생을 기리는 연극무대 앞에 선물을 가져다 두는 풍습을 따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너무 가난해서 아무 것도 내놓을 것이 없었던 한 소년은 밖으로 나가 눈 위에 무릎을 꿇고 소원을 기도했는데, 바로 무릎을 꿇은 그 자리에서 붉은 잎들이 달린 아름다운 나무 하나가 솟아 났다고 합니다.
소년은 그 나무를 교회로 가져가서 아기 예수께 정성껏 선물로 드렸습니다. 멕시코 사람들은 그 베들레헴의 별을 닮은 나무를 '성스러운 밤의 꽃'이라 부르며, 크리스마스 장식용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겨울에 꽃집에 가면 흔히 볼 수 있었던 그 나무꽃에 그런 성스럽고 감동적인 전설이 숨어 있었다니 재미있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크리스마스의 참된 의미를 일깨워 주고 있는 것 같아 매우 교훈적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겨울이 좋아 겨울에 피어나는 붉은 꽃잎의 포인세티아 한 그루에서도 예수님의 보혈을 상상할 수 있는 사람들의 경건한 생각과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어 울려퍼지는 캐롤송과 함께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복되고 기쁨이 가득한 크리스마스가 되길 소망합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