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이 전용기 '에어포스 원'을 타고 우리나라에 왔습니다. 초강대국 대통령의 나들이니 만큼 우리 정부는 갑호비상령을 발동하고, 2만3000여 명의 경찰인력을 도심 곳곳에 배치시켜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습니다.
경찰은 결국 이날 부시 미국대통령 방한을 반대하는 시위자들을 색소를 섞은 물대포로 쏘는 등 강경진압하여 170여 명에 이르는 시민을 연행하는 혁혁한 전과(?)를 올리기도 하였습니다.
취임 4개 월 여밖에 안 된 한국 대통령과 퇴임 4개 월 여밖에 안 남은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이 양국의 발전을 위하여 얼마나 큰 도움이 되었을까는 잘 알 수 없지만 이번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보면서 제 머릿속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힘'이라는 단어였습니다. '힘...' '실력, 체력, 권력, 무력, 국력...' 이 모두의 공통점은 바로 '힘'입니다.
우리나라 역사 속에는 힘 없는 나라의 국민들이 겪을 수밖에 없었던 여러 가지 가슴 아픈 사건이 나옵니다. '역사는 반드시 되풀이 된다'는 유명한 말처럼 오늘 날에도 악몽과도 같았던 지난 날의 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현실로 되살아 나고 있음을 볼 때 참으로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나 중국의 동북공정과 역사 왜곡은 그들보다 국력이 약한 데서 오는 현상으로 우리 정부와 국민은 감정적으로만 대응할 게 아니라 먼 미래를 내다보고 국력신장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그뿐 아니라 작금에 벌어지고 있는 미국과의 불평등한 쇠고기 수입 조약 체결도 그렇고, 잘 풀리지 않는 남북한 문제도 그렇고 모든 것이 다 힘겨루기에서 기인되는 것이니 만큼 국력신장이야말로 무한경쟁의 시대에서 살아 남는 유일한 방법임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우리나라 대표팀이 세계의 축구 강호들을 꺾고 4강에 오른 획기적 사건을 지금도 우리 국민들이 두고두고 되새기며 한 마음으로 기쁨을 나누는 것은 축구를 통하여 대한민국의 신장된 국력을 속 시원하게 세계 만방에 떨쳤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을 사는 우리에게는 힘이 필요합니다. 힘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오늘 날 같은 정보화 사회에서는 정보가 힘이 되고, 국가이미지가 상품의 부가가치를 높여주는 글로벌 마케팅의 시대에는 문화가 절대적인 힘이 됩니다.
개인이나 집단이나 힘이 없으면생존할 수 없기 때문에 너도 나도 힘을 기르기 위해 몸부림 치고 있습니다. 특히 국가는 정치, 경제, 국방, 외교 분야 뿐 아니라 교육, 스포츠, 연예, 관광 분야에 이르기까지도 전방위적으로 힘을 길러 세계 속으로 힘차게 뻗어가야 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어떤 힘을 어떻게 사용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힘이라고 다 같은 힘이 아닙니다. 깨끗한 힘도 있고 더러운 힘도 있습니다. 진실된 인격과 능력으로 말미암는 힘은 깨끗한 힘이지만 야욕과 탐심으로 말미암는 힘은 더러운 힘입니다.
그러므로 힘 자체보다 그 힘이 어디로부터 나오는 힘이며 무엇으로부터 비롯되는 힘인지, 그리고 그 힘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가 보다 중요한 것입니다. 즉 힘의 근원과 방향이 보다 중요한 것입니다. 사실 힘이 없어서도 문제가 되지만 더 큰 문제는 힘의 남용과 오용에 있는 것입니다.
저명한 신학자이자 심리학자인 '헨리 나우엔'은 '힘의 길'이란 그의 저서에서 힘을 두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습니다. 첫 번째는 '변질된 힘'입니다. 즉 개인의 욕망과 이기심으로 잘 못 쓰여진 힘입니다. 권력에 빌붙어 자신의 밥그릇만 챙기는데 혈안이 돼버린 세도가의 힘, 겸손치 못하고 오만불손하게 약자들 위에 군림하는 비굴한 힘... 세계사를 돌이켜 보면 이런 부류의 인간들이 저지른 수많은 질못 된 힘으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이 고통 당했던 흔적들이 역력합니다.
두 번째는 '무력한 힘', 즉 '힘 없는 힘'입니다. 그것은 사랑의 힘이요, 봉사의 힘이요, 생명의 힘이요, 믿음의 힘이라 불러도 좋을만한 거룩한 힘입니다. 망할 수밖에 없었던 인류를 다시금 소생시킨 원동력은 세상 속에 빛과 소금처럼 존재하는 이런 위인들의 헌신과 희생적인 힘에 의해 이룩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힘의 근원은 어디로부터 오는 것일까요? 삼손이 자랑하는 긴 머리카락입니까, 아니면 거인 골리앗이 내세우는 2M 90CM이 넘는 큰 키와 장검을 자유자재로 휘두를 수 있는 무력으로부터 오는 것이겠습니까?
아닙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의 힘의 근원은 바로 하나님입니다. 하나님을 경외하고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고 하셨던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입니다. 하늘보좌를 버리고 낮은 곳으로 내려와 몸소 제자들의 더러운 발을 씻겨 주었던 주님의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입니다.
사도행전 17:28절에 보면 사도 바울은 모든 인간이 '하나님을 힘입어 기동하며 사는 존재'라고 아덴 사람들에게 선포합니다. 그렇습니다. 인간은 하나님을 힘입어 사는 존재입니다. 즉 하나님이 힘의 근원이십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을 힘 입지 않고서는 인간은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께 의지해서 사는 존재가 바로 인간입니다.
삼손은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진 힘의 남용과 오용으로 가장 비참한 불행자가 되었습니다. 골리앗은 하나님을 기만하는 무지한 힘의 사용으로 인해 양치기 소년 다윗이 던진 물맷돌 한 개에 귀한 목숨을 잃었습니다. 하나님으로부터 오지 않은 권력과 명예, 그리고 부는 백사장에 쌓아올린 모래성처럼 어느 순간 덧없이 허물어지기 마련입니다.
이들은 자기중심적으로 그 힘을 사용했지만 우리의 영원한 구주이신 예수 그리스도는 자기를 버림으로 그 힘을 사용했습니다. 우리 주님은 자신을 온전히 비워 하나님의 능력으로 채우고서는 그 힘을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이룩하는 데 사용하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의 사역에는 권위가 있었고, 말씀에는 능력이 있었으며 기도에는 소망이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사명을 주시어 이 세상에 내보내셨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존재들'입니다.
힘의 근원인 하나님 안에서, 성령 안에서 살아갈 때에만 인간은 참 행복과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 성령의 옷으로 덧입고, 먼저 하나님 나라와 의를 구할 때 참 평화와 만족을 얻을 수 있습니다..
참으로 부족하지만 이 나라를 위해 기도할 때 대통령을 비롯한 위정자들과 각계각층의 지도자들의 가슴속 깊이 국민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섬기는 겸허하고 거룩한 힘이 깃들기를 소원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 땅에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 주시어 우리들에게 영원한 생명의 면류관을 씌워 주시고 믿음으로 험한 세상을 이겨 나가게 해주신 하나님 아버지를 찬양하며 모든 영광을 우리를 끝까지 사랑하시는 하나님 한 분께만 올려 드립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