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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시100선

김경중 시인의 아름다운 시 100선(43) - 가을의 팔복

 


가을의 팔복

가을은 八福의 계절

가을엔 빈 가지처럼 마음이 가난해져
하늘의 은총만을 사모하게 되니
이 얼마나 큰 복인가

가을엔 한 잎 낙엽에도 마음이 애통해져
눈물을 흘릴 수 있게 되니
이 얼마나 큰 복인가

가을엔 잘 익은 벼처럼 마음이 온유해져
겸손히 고개 숙이게 되니
이 얼마나 큰 복인가

가을엔 촛불처럼 마음이 밝아져
지혜와 명철을 얻게
이 얼마나 큰 복인가

가을엔 호수처럼 마음이 맑아져
하나님과 볼 수 있게 되니
이 얼마나 큰 복인가

가을엔 바람처럼 마음이 비어져

욕심이 저절로 사라지게 되
이 얼마나 큰 복인가


가을엔 샘물처럼 마음이 고요해져 
참 쉼과 평안을 얻게 되니
이 얼마나 큰 복인가 

가을엔 바위처럼 마음이 굳세져

기도의 문이 열리게 되니

얼마나 큰 복인가

가을, 이 얼마나 가없는 비움의 계절인가
가을, 이 얼마나 기막힌 채움의 계절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