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변주곡
낙엽이 떨어지고 있네요
가을이 그린 오선지 위에
저녁 햇살이 낮은음자리로
누워 있네요
내가 칠판 속의 글씨를
지우는 동안
당신은 거리의 낙엽들을
쓸고 있네요
깨끗한 빗질소리는 예배당의
올갠처럼 맑은 음으로
튕겨져 나오고
사람들은
고개를 숙이며
당신 앞을 지나가고 있네요
오늘도 어제처럼
묵묵히 가을비는 내리는데
사람들은 지평선 위로 열리는
안개의 끝을 헤치며
젖은 목소리로
당신의 이름을 부르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