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그 지독한 안개에 갇혀
친구여,
밤새 자욱한 안개비에 젖어
애처로이 떨고있는
은사시나무를 보았는가
강안개 퍼지는
신 새벽,
흐린 별빛 하나 가슴에 품고
잠 못 이루는
갈대의 울음소릴 들었는가
머리 둘 곳 없어
강언저리를 헤매며
어미새를 부르는
흰 물총새의
젖은 눈망울을 보았는가
한 번도 춘천,
그 지독한 안개에 갇혀
울어보지 않은 사람은
실연의 아픔이 어떤 것인지
말하지 마라
처절하게 버림받은 슬픔이
얼마나 큰 지 묻지도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