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름다운시100선

김경중 시인의 아름다운 시 100선(39) - 춘천, 그 지독한 안개에 갇혀

 

 

춘천, 그 지독한 안개에 갇혀

 

친구여,

밤새 자욱한 안개비에 젖어
애처로이 떨고있는

은사시나무를 보았는가

강안개 퍼지는
신 새벽,

흐린 별빛 하나 가슴에 품고
잠 못 이루는

갈대의 울음소릴 들었는가

머리 둘 곳 없어
강언저리를 헤매며

어미새를 부르는

흰 물총새의

젖은 눈망울을 보았는가

 

한 번도 춘천,
그 지독한 안개에 갇혀

울어보지 않은 사람은

 

실연의 아픔이 어떤 것인지

하지 마라

처절하게 버림받은 슬픔이

얼마나 큰 지 묻지도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