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름다운시100선

김경중 시인의 아름다운 시 100선(58) - 그 겨울의 사랑

 

 

그 겨울의 사랑

 

한겨울 살을 에는

추위 속에서도 더욱 
붉게 피어나는 들꽃이 있었다


시린 바람을 맞으면서도

꼿꼿이 뿌리를 내리고
푸른 잎새를 매달았던

들꽃이 있었다

작고 여리지만

가슴속에 품으면

온맘을 덮고도 남을

향기가 나는 꽃

어떤 사람은 광야에서
이 꽃을 심었고
어떤 사람은 벼랑 끝에서
이 꽃을 키웠다

피멍 가슴앓이로
하얗게 밤을 지새웠던

나의 사랑도

광야처럼 메마른 가슴에서
칠흑처럼 어두운 마음에서
눈부신 들꽃 한 송이로

그렇게 피어났다

영원히 잊지 못할
나의 애절한

그 겨울의 사랑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