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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난민

 

 

럽이 난민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중동이나 아프리카 등지에서 탈출해 오는 보트 피플들의 참혹한 모습은 안타까움을 넘어 분노를 자아내게 한다.

무엇이 그들을 사선으로 내몰고 있는가? 자신의 나라와 고향을 버리고 아무도 반겨주지 않은 미지의 땅을 향해 온 가족이 목숨을 건 엑소더스를 감행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전쟁과 박해, 테러, 극심한 빈곤, 자연재해 등이 주된 원인이겠지만 그것만이 온전한 이유는 아닐 듯 싶다. 인간의 절망은 욕망의 좌절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희망의 좌절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신은 어둠과 혼돈 속에서 빛으로 창조의 문을 여셨지만 인간은 거꾸로 빛을 가리고 어둠과 혼돈 속으로 빠져들기 위해 몸부림 치고 있으니 아이러니도 이런 아이러니는 없을 것 같다.

새로운 기회의 땅을 찾아 넘어오는 난민의 문제도 심각하지만 더욱 심각한 것을 유럽국가들의 난민문제에 대한 대처방식이다. 대부분 국가들은 난민 수용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기독교인들만 차별적으로 받아들이려고 하는 등 이 엄중한 상황 속에서도 종교차별을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원인 제공국인 시리아 같은 무슬림 국가들은 종교의 본질적인 소명을 망각한 채 교리적인 이유로 인명을 살상하는 일이 다반사임을 볼 때 때로는 신의 이름으로 종교를 만든 인간들이 원망스럽다는 생각까지 든다.

빛과 생명을 찾아 거친 파도를 헤치고 바다를 건너온 난민들의 실상을 남의 나라 얘기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 일찌기 망국의 한을 품고 조국을 떠나 전 세계 곳곳에 흩어져 살거나 갖가지 사유로 해외에 나가 뿌리를 내리고 사는 코리아 디아스포라들의 숫자도 만만치 않거니와 남북 분단의 현실 속에서 역사의 교훈을 잊은 채 정신 못 차리고 있다가는 우리도 언젠가는 난민의 대열에 낄 수 있기 때문이다.

영적문제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다. 죄에 빠져 신음하는 믿음 없는 우리도 생명의 땅을 향해 목숨 걸고 나아가는 진정한 용기가 필요하다. 다시 말씀에 영혼을 비추어 어둠에 매인 닻줄을 끊고 저 빛의 세계를 향해 힘차게 노를 저어 가야 한다.

유럽의 선진국들은 희망을 찾아 바다를 건너온 난민들을 홀대하거나 추방할지 모르지만 신실하신 아버지께서는 저 천국뿐 아니라 이 땅에서도 하나님의 나라를 예비해 두셨음을 믿어야 한다.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처럼 땅에서도 이루어 지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