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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시100선

김경중 시인의 아름다운 시 100선(32) - 다원(茶園)의 아침

 

 

 

다원(茶園)의 아침

 

찻잎

바스락거리는

문틈으로

 

들뜨며 가라앉으며

밤새도록 내린

산안개

 

오늘 아침

차밭으로 난

오솔길을 걸으니

 

마음 한 곳이  

천 년의 茶香으로

그윽히 젖는

 

남풍 불어

가슴이 따뜻한

 

먼길 떠났던

꾀꼬리가 돌아와

지즐대는 여름날

 

집 나간 나그네가

한 줄 바람으로

돌아와 눕는 가을날

 

앞산 그리메가

동백꽃 향기에 

흠뻑 젖는 겨울날

 

산마을 차밭에

차꽃이 피어

눈부신 새날

 

다원(茶園)의 아침은

사시사철

굽이굽이

새하얀 안개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