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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시100선

김경중 시인의 아름다운 시 100선(36) - 별을 사랑한 달팽이

 

 

별을 사랑한 달팽이

 

내 사랑, 그대 마음속

머문 그 자리 얼마나 작은지

나 알고 있지만

 

내 눈빛, 그대 눈동자

닿는 그 거리 얼마나 먼지

나 가늠할 수 없지만

 

풀잎에 앉은 달팽이처럼

내 마음 밤마다 그대 바라며

하염없는 그리움에 젖네

 

그대 아스라이 먼 곳에서 

푸르게 빛나고

나 작은 몸뚱이 웅크리며

숨죽여 우는 이 시간,

 

천천히

아주 천천히

조금씩 기어서라도

나 그대에게 가고파

 

아, 닿을듯

닿을듯 아득한 

始原의 숨결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