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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시100선

김경중 시인의 아름다운 시 100선(62) - 보리밟기

 

보리밟기

 

눈 속에서도 새싹은 자란다

눈 속에서도 새순은 자란다

눈 속에 갇혀서도 보리는 자란다

 

눈 내리는 날
겨울들판엔
보리밟는 사람들만 보인다

바득바득 눈이 밟히고
바득바득 보리싹이 자란다

눈이 많을수록 보리는
더욱 싱싱하게-

눈을 밟을수록 보리는
더욱 씩씩하게 -

 

얼어붙은 땅속에

뿌리를 내리고

다시  새힘으로 일어선다

흰눈이 민들레 홀씨처럼

풀풀 내리는 날마다
보리밟는 사람들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