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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시100선

김경중 시인의 아름다운 시 100선(96) - 주님의 손

 

 

주님의 손

 

흐린 램프등처럼 마음이 어두워

깨어 기도하지 못한 날

겟세마네 동산에서

땀방울이 핏방울 되어 흐르시던

간구의 손

 

상한 갈대처럼 바람 속에

웅크리고 읹아 홀로 울던 날

나를 부축여 일으키시던

굳은 살 배긴
목수의 아들

노동자의 손

거룩한 전(殿)

온전히 지키지 못하고

몹쓸 병으로 신음하던 날

 

나병환자

열병환자

중풍환자

혈루병 여인

눈 먼 자

귀 먹은 자

앉은뱅이

귀신 들린 자

 

마귀의 사슬에서

풀어주시던

여호와 라파

치유의 손

 

주리고 목마른 자

디베랴 광야에서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배불리 먹이시던

긍휼의 손

 

거칠고 투박한 손

나는 살아 계신 예수

그 손의 권능을 굳게 믿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