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꽃자리 그 자리가 꺼져가는 등불도 끄지 아니하시는 당신이 피 묻은 십자가 위에서 흐린 램프등처럼 호올로 영혼이 사위어 가던 내가 인동초 한 송이로
당신이 빛으로 서 계신
내가 꽃처럼 한목숨 피다 질
바로 그 자리입니다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시고
바로 그 자리입니다
북풍한설이 몰아 칠 때
피어나고픈 그 자리가
당신이 빛으로 서 계신
지금 그 자리입니다
저녁종이 울리고
마침내 내 영혼이
하늘로 돌아갈 때
빛살 가득한 정원에서
한 송이 꽃으로
다시 피어나고픈 그 자리가
당신이 빛으로 서 계신
바로 그 자리입니다
찬란한 슬픔의 꽃자리입니다
아름다운시100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