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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시100선

김경중 시인의 아름다운 시 100선(95) - 공지천의 봄

 

공지천의 봄

 

한겨울 꽁꽁 얼었던

강물이 녹으니

봄꽃들이 다투어 피고,

 

오리배 몇 척 발을 동동 구르며

호수 위를 떠다니는데

죽은 줄만 알았던

민들레 한 포기 

흙더미 속에서 민낯을 내민다

 

한겨울 침묵하던 새들의

노래도 명랑히 들려오고

푸른줄무늬 방울나비 한 마리

허둥지둥 꽃향기 따라
꽃밭 위를 날아다닌

 

모진 세월 이기고 살아난
환희의 탄성들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공지천의 새봄

 

천지에 봄이 왔는데

무너지지 않는

슬픔이 어디 있으랴 

 

마음마다 훈풍이 부는데
아물지 않는
상처가 어디 있으랴

 

봉긋봉긋

새아씨 가슴마냥 물오른

아, 공지천의

春三月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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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천: 춘천시 삼천동에 있는 유원지.

인근에 유명한 이디오피아 커피숍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