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름다운시100선

김경중 시인의 아름다운 시 100선(91) - 소처럼

 

소처럼

 

세상이 이토록 어지러운 것은
자기 멍에를 메고
묵묵히 생의 밭을 가는
소같은 사람들이 없기 때문이다

 

많이 배웠다는 것은

명예가 아니고 멍에인 것을...

높이 앉았다는 것은
감투가 아니고 멍에인 것을...

 

소해에는 

선시선종(善始善終)하는

저 순하디 순한 소처럼

작은 일에나 큰 일에나

착하고 충성된

종으로 살다가 

 

종소리 푸르게 울리는 날,

내 영혼 새털 같이 가볍게

본향을 향해 날이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