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안에 있는 라디오에선 지금 복음성가가 은혜롭게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경칩이 지났는데도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은 금방이라도 눈이 올 것처럼 잔뜩
지푸려 있습니다. 막 끓인 커피 한 잔은 실내를 서서히 향기롭게 적시고 있는 중입니다. 이 순간 만큼은 내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오늘 반 나절은 오랜만에 만난 재학생들의 반가운 얼굴과 신입생들의 싱그러운 모습들을 마주치며 기분 좋게 보냈습니다. 그리고 그들과 앞으로 보낼 시간들을 미리 즐거운 마음으로 그려 보았습니다. 마음엔 봄의 기운이 가득하고, 얼굴엔 미소가 배어납니다. 목소리는 '미'톤을 유지하고 있으며, 눈빛의 온도는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덥혀줄 수 있을 정도인 24도 쯤이 아닌가 생각되어집니다.
잠시 고요한 마음으로 내 곁을 떠나 있는 우리 아이들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그들의 앞날은 이미 주님께 맡겨논 상태이라 그들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간에 그리 걱정은 되지 않습니다. 걱정이 되더라도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라곤 기도밖엔 없습니다. 문득 아이들이 자랄 때 생각이 납니다. 일에 치여 아이들과 함께할 시간은 많지 않았지만, 그래서 그들의 추억 속엔 아비의 그림자가 그리 많이 깃들여 있진 않겠지만, 내가 기회 있을 때마다 일러준 좌우명 한 마디쯤은 그들의 삶 속에서 잘 녹아 있으리라 믿습니다.
'좋은 습관을 기르자'가 내가 아이들에게 늘 강조했던 말입니다..
유명 서예가에게 부탁하여 붓글씨로 멋지게 써 붙여 놓고, 오랜 세월 바라다 보게 한 우리집 가훈입니다. 어찌 보면 별 눈에 들어올만한 멋진 글귀는 아닌 것 같지만 자식들의 성공과 행복을 염원하는 아비의 마음이 담긴 이 글귀가 그들의 뇌리 속에 평생 깊이 각인되기를 바랍니다.
나는 신입생들이 들어올 때마다 제일 먼저 습관에 대한 이야기를 해줍니다. 지난 날을 되돌아 볼수록 내가 갖지 못했던 좋은 습관에 대한 미련이 너무 많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학생들에게 자신이 생각하는 좋은 습관과 나쁜 습관에 대해 자세히 적어 보라고 숙제(?)를 내줍니다.
나는 학생들이 다소 어색해 하면서도 그 동안 한번도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을 법한 습관이란 존재에 대해 나름대로 진솔하게 생각하여 제출한 리포트를 한 편 한 편 꼼꼼히 읽어봅니다. 그들이 자신의 습관을 분석하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는 물어보지 않아도 뻔한 것이겠지요. 누구나 마찬가지로 자신의 잘못된 습관들이 의외로 많은 데 크게 놀랐을 것 입니다.
성공한 사람이란 나쁜 습관을 좋은 습관으로 끊임없이 바꿔나가는 사람이 아닐까요?
이 자리를 빌어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좋은 습관 몇 가지를 꼽아 봤습니다.
첫째, 정직한 품성
순간적으로 거짓말을 하여 위기를 모면하거나 지나치게 사실을 부풀려 과장하는 버릇은 결국 자신의 발등에 도끼를 찍는 꼴이 됩니다. 언제나 솔직하고 진실되게 의견을 말하고 말한대로 실천하는 것이 인간관계를 성공으로 이끄는 최상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둘째, 겸손한 태도
겸손이란 자신을 무조건 낮추고 비하하는 태도가 아니라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기고 존중하는 태도를 말합니다. 성경도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함은 넘어짐의 앞잡이다"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겸손하고 온유한 사람들을 존경하고 그들과 가까이 지내기를 원합니다. 늘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내려가며 다투지 않고 함께 흐르는 물의 겸손함과 온유함을 배워나가야 하겠습니다. ..
셋째, 웃음 띤 얼굴
건강과 장수의 비결은 잘 웃는 데 있다고 합니다.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실컷 웃어버리면 스트레스가 금세 사라집니다. 그래서 의학자들도 웃음은 최고의 면역증강제요 만병통치약이자 종합비타민이라고 말하는가 봅니다. 행복한 사람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유머를 즐기는 것입니다.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다보면 저절로 행복해진다는 평범한 사실을 믿고 웃음을 생활화 하는 습관을 가져 봅시다.
넷째, 도전하는 용기
삶의 목적과 목표가 뚜렷한 사람은 어떤 시련이 와도 쉽게 좌절하지 않습니다. 목표가 불분명하면 삶의 초점이 흐려지고, 의욕도 떨어지게 됩니다. 우선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하면 된다', '할 수 있다' '해 보자'라는 강한 자신감으로 미래를 향해 힘차게 도전헤 봅시다.
다섯째, 창조적 발상
현대는 아이디어의 시대입니다. 발상의 전환과 사고의 혁신을 통한 독창적인 아이디어의 창출은 이 시대에 있어서 어떤 것보다 더 큰 자산가치를 만들어 냅니다. 변화를 두려워 하고, 남의 생각에만 무조건 의존하여 살아가는 사람에겐 성공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독창적인 아이디어 하나하나가 모여 이 사회를 바꾸고, 더 나아가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됨을 잊지 맙시다.
여섯째, 감사의 미덕
이 모든 것들을 다 갖추더라도 감사할 줄 아는 습관을 잃어버린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독일의 저명한 신학자 '본 회퍼'는 "감사할 줄 아는 자만이 진정한 부자다"라고까지 말했습니다. 밥 한 그릇을 먹더라도 88번이나 손길이 닿은 농부의 수고와 정성에 감사하며 먹는다면 그 맛 자체 달라질 것입니다.
작은 것에도, 범사에도 감사할 줄 아는 습관이야말로 그 어떤 것보다도 마음의 풍요와 행복한 내일을 열어 주는 가장 훌륭한 방법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습관을 바꾼다는 것은 나무를 뿌리째 뽑아내는 것만큼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마음만 굳게 고쳐 먹고 실행한다면 절대 불가능한 것도 아닐 것입니다. 나쁜 습관에 얽매여 평생 불행하게 살 것이 아니라 좋은 습관을 통해서 성공과 행복의 문턱으로 한 발짝 더 나아가는 멋진 인생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