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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론의꽃

김경중 시인의 아름다운 시 100선(70) - 독도 독도 바람은 바람을 부르고 너울은 너울을 불러 함께 얼싸안고 춤추건만 광활한 바다 깊숙이 뿌리박고 빈몸으로 서있는 너는 언제나 외로운 존재 오늘밤 나는 출렁이는 파도가 되어 너에게 달려가고 싶다 새하얗게 부서지는 물거품처럼 온몸이 산산조각 날지라도 오늘밤 나는 푸른 깃발을 흔들며 너에게 달려가고 싶다 가슴과 가슴을 힘껏 부딪쳐 시퍼렇게 피멍이 든다 해도 다시 동트는 새벽녘 부푼 희망으로 우리 함께 맞이할 수 있다면 수천리 등대빛으로 흘러흘러 네 외로운 몸뚱이를 한껏 끌어안고 싶다 때로는 질풍노도가 되어 일본해 다케시마 그 망언의 주둥이를 한방에 부셔버리고 싶다 오늘밤 나는 출렁이는 파도가 되어 너에게 달려가고 싶다 가서, 밤이 맞도록 그 명명백백한 역사의 진실, 반만년의 전설을 너에게 듣고 싶다 더보기
김경중 시인의 아름다운 시 100선(66) - 꼬마 장미 꼬마 장미 햇볕이 쨍쨍한 대낮에 무르팍이 까진 아이 하나가 혼자서 울고 있다 더보기
김경중 시인의 아름다운 시 100선(69) - 그 꽃자리 그 꽃자리 당신이 빛으로 서 계신 그 자리가 내가 꽃처럼 한목숨 피다 질 바로 그 자리입니다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시고 꺼져가는 등불도 끄지 아니하시는 당신이 피 묻은 십자가 위에서 흐린 램프등처럼 호올로 영혼이 사위어 가던 바로 그 자리입니다 북풍한설이 몰아 칠 때 내가 인동초 한 송이로 피어나고픈 그 자리가 당신이 빛으로 서 계신 지금 그 자리입니다 저녁종이 울리고 마침내 내 영혼이 하늘로 돌아갈 때 빛살 가득한 정원에서 한 송이 꽃으로 다시 피어나고픈 그 자리가 당신이 빛으로 서 계신 바로 그 자리입니다 찬란한 슬픔의 꽃자리입니다 더보기
안식일 안식일 더 낮아지기 위해 텅 빈 마음으로 침묵하는 이 아침 나는 가난한 심령과 허기진 육신의 일용할 양식을 위해 기도한다 나의 기도는 하늘나라 뜨락에서 봄날 아침 목련꽃처럼 화사하게 피어나리라 더보기
김경중 시인의 아름다운 시 100선(75) - 길은 있다 길은 있다 내 삶이 빈 들 같아서 추수할 곡식이 없을지라도 만나와 메추라기로 채워주시는 이 당신의 긍휼만으로 나는 행복합니다 내 삶이 빈 바다 같아서 잡을 물고기가 없을지라도 깊은 곳에 그물을 던지라 명하시는 이 당신의 은혜만으로 나는 행복합니다 내 삶이 빈 잔 같아서 갈증을 적셔줄 생수가 없을지라도 목마른 자는 다 내게 와서 마시라는 이 당신의 선하심만으로 나는 행복합니다 내 삶이 빈 의자 같아서 찾아오는 친구가 없을지라도 내가 너희와 함께 하리라 하시는 이 당신의 사랑만으로 나는 행복합니다 내 삶이 빈 배 같아서 모진 풍파에 흔들릴지라도 바다를 꾸짖어 잠잠케 하시는 이 당신의 권능만으로 나는 행복합니다 내 삶이 질풍노도 같아서 분노가 나의 영혼을 삼킬지라도 온유한 자에게 복주시길 원하시는 이 당신의 .. 더보기
김경중 시인의 아름다운 시 100선(99) - 나무십자가 나무십자가 부드러운 죽순이 꼿꼿한 대나무로 자라나듯 연약한 내 믿음 피묻은 나무십자가 위에서 푸른 댓닢 하나로 돋아나게 하소서 실겠다고 비굴하게 허리를 굽히느니 차라리 올곧은 대쪽처럼 산산히 부서져 죽게 하소서 뿌리는 악착같이 살아남아 새 하늘 새 땅 열리는 날 골고다의 언덕에서 청정한 잎새 하나 매달고 보란듯이 다시 태어나게 하소서 더보기
새벽기도 새벽기도 먼지를 털면 맑은 속살을 드러내는 창문처럼 새벽녘 기도로 깨끗하게 마음을 닦으니 영혼의 옥토에 쏟아지는 햇살이 청명하다 하늘이슬 머금은 꽃들도 더욱 신령하다 아, 이른 새벽부터 천지사방에서 풍겨오는 우리 아버지의 향그러운 땀 냄새 나는 참으로 복 받은 사람 어제 지은 죄 값없이 용서받고 오늘은 또 다시 어린 감람나무처럼 늘푸른 마음으로 온유하게 흔들릴 수 있으니... 더보기
김경중 시인의 아름다운 시 100선(100) - 花요일의 落花 花요일의 落花 꽃 한송이 핀다고 봄날은 아니지만 한송이 꽃 앞에서 한량없이 설레는 마음 꽃 한송이 진다고 봄이 간 건 아니지만 떨어진 꽃잎 하나에 안타까이 애달픈 마음 흐르는 세월의 강물 위에 부초처럼 떠돌던 인생길 야윈 어깨를 짓누르는 건 성성한 백발의 무게뿐 그래도 나의 봄날은 설레임과 눈물자국의 향그러운 꽃길 눈 깜짝할 새 목숨꽃 하나 진다 해도 첫사랑 연분홍 꽃망울 틔우면 바람결 고울 무렵 나 그대 영혼의 빈 가지 끝에 花 水 木 사흘만 흐드러지게 피었다 가리라 더보기
매미 매미 넌 아직도 누군가에게 그리운 반쪽이더냐 절반의 사랑 이젠 그만 놓아두고 떠나도 좋으련만 무슨 인연이 그리도 질기고 간절하여 낮달 같이 희미한 그림자 하나 꽉 움켜잡고 그토록 뜨겁게 울고 있느냐 종일토록 목놓아 울고 있느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