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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시100선

김경중 시인의 아름다운 시 100선(86) - 민들레꽃 민들레꽃 봄바람이 모여서 머물고 있다 햇살이 놀다간 앞마당에 노랗게 접혀 있는 손수건 한 장 민들레꽃 한 송이 홀아씨로 앉아있는 저녁 더보기
아, 숭례문! 아, 숭례문! 春來, 不似春이런가, 立春도 지났건만 살을 에이는 칼바람 가슴까지 찢는구나 처참하게 불타버린 숭례문 섰던 그 자리엔 울긋불긋한 만장(輓章)들만 펄럭이고, 줄을 잇는 弔客들의 단말마 비명소리 안타까이 허공을 흐르네 斷腸의 哀曲은 하늘 높이 찌르는데 젯상 위에 놓인 白菊 몇 송이는 처연히 할 말을 잃었구나 해마다 겨울과 봄 사이 부는 바람은 어찌 이리도 시린고! 해마다 겨울과 봄 사이 부르는 노래는 어찌 이리도 구슬픈고 넋을 잃고 애통하던 不忠의 마음도 어느 새 새까맣게 타버려 잿가루로 변했네 다시 만날 그 날까지 편히 쉬소서 국보 1호 아, 숭례문이여! -2008년 2월 15일 오후, 숭례문 화재 현장에서 비통한 심정으로 적다- 더보기
聖經 聖經 성경은 BIBLE 성령의 감동으로 씌여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 가장 많이 읽히는 거룩한 하나님 말씀. 참된 진리로 삶의 道를 깨우치게 하는 經典 성경은 CANON 어떠한 어둠 속에서도 환히 길 밝히는 세계에서 가장 빛나는 등불. 가장 정밀히 그려진 신령한 말씀의 지도. 영혼의 나침반. 오묘한 섭리로 삶의 기준을 세우게 하는 잣대 성경은 HISTORY 어떠한 세상의 논리로도 표현할 수 없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가장 완벽하고 진실되게 씌여진 유익한 그리스도의 가르침. 읽어도 읽어도 다 풀 수 없는 하나님의 비밀 성경은 심령의 거울 우리 영혼이 날마다 시간마다 이 거울 마주할 때 참과 거짓을 분별할 수 있고 우리 심령이 신령과 진정으로 이 말씀 사모하며 예배드릴 때 영생의 기쁨.. 더보기
사람 낚는 어부 그 옛날 이스라엘 변방 갈릴리 호숫가에서 주님이 고기잡는 어부 시몬 베드로와 그의 친구들을 말씀으로 낚아 제자 삼으셨듯 대한민국 서울 신촌부근 어느 작은 학교에서 주님 나를 부르시어 사랑하는 제자들을 진리의 말씀으로 낚아 주님께로 인도하라 하신다 언제 어디서나 강하고 담대하게 말씀 전할 때 부족한 나를 통해 큰 능력 나타내시는 위대하신 주님..... 빛을 잃은 어두운 심령 위해 먼 곳에서 등불 들고 찾아와 문 두드리고 계시는 사랑의 주님..... 주님은 오늘도 나에게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지 말고 사람 낚는 어부 돼라 명령하신다 주님은 오늘도 나에게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주님 말씀 전하는 사람 살리는 증인 돼라 명령 하신다 더보기
김경중 시인의 아름다운 시 100선(38) - 우동 한 그릇 우동 한 그릇 해마다 새해 첫날이면, 혹은 마음이 울적하고 서늘한 날이면 우동국물처럼 따스한 책 한 권 펴든다 읽다보면 눈가에 하나 둘씩 이슬처럼 괴는 눈물방울들 10년이 지나도 읽을 때마다 쉬임 없이 흐르는 눈물로 차마 마지막 장을 넘기지 못하고 그냥 덮어야 했던 어느 가족의 사랑 이야기 오늘 같이 차가운 날 세상이 동화 속의 북해정처럼 가난한 이들의 따스한 둥지가 될 수만 있다면..... 오늘 같이 캄캄한 밤 우리 모두의 가슴에도 사랑의 불씨 하나 묵묵히 틔울 수만 있다면..... 세상은 살만하고 견딜만하고 보듬을만한 빈 들이 아니겠는가 ..................................................... *우동 한 그릇: 일본 작가 구리 료헤이의 단편소설 더보기
김경중 시인의 아름다운 시 100선(49) - 바닷가에서 바닷가에서 1. 푸른 비늘을 털며 아침해가 바다에서 떠오르면 어른들은 튼튼한 팔목을 걷고 바다로 나갑니다 아이들은 바닷가에 모여 한낮을 보냅니다 은사시나뭇잎이 흔들리듯 바다는 온통 햇살로 번뜩이고, 아이들은 온종일 바닷가에 모여 놉니다 해진 그물을 꿰매며 한 올 한 올 구멍을 빠져나가는 바람들을 데리고 놉니다 2. 바람이 녹슨 양철지붕을 지나가며 목쉰 소리로 윙윙 울어도 아이들은 잠을 잡니다 물속 같이 푸르고 깊은 잠을... 파도가 거세어질수록 아이들의 잠도 깊어집니다 햇솜처럼 포근하게 잠이 듭니다 3. 어른들은 푸른 새벽에 바다로 떠나서 다시 푸른 새벽에 돌아옵니다 뱃전 가득 싱싱한 고기를 싣고 밧줄처럼 튼튼한 근육의 어른들은 고기를 내립니다 함성으로 펄럭이는 바다는 늘 푸른색입니다 더보기
생명책 생명책 해마다 연말이 되면 오랫동안 소식이 끊겨 기억 속에서 희미해진 사람들의 이름이 수첩에서 하나 둘씩 지워진다 요즘은 '쇼'라는 영상통화전화도 생겨 마음만 먹으면 절대 얼굴을 잊어버릴 염려 없건만 바쁘다는 핑계로 내가 먼저 전화하지 못하고, 내가 먼저 찾아 가지 못하고, 내가 먼저 살피지 못하고, 결국은 아름다웠던 인연도 시들어버리게 만드는 참으로 어리석은 교만... 그들의 이름이 내 수첩에서 지워지는 순간, 내 이름도 그들의 수첩에서 빨간 줄이 그어진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못한 참으로 한심한 게으름... 오늘 아침 또 잊혀진 이름 몇 개 수첩에서 지우다가 나는 문득 두려움에 사로잡힌다 기도하지 못하고, 말씀 읽지 못하고, 찬양하지 못하고, 세상살이에 한 눈을 팔며 하나님과 .. 더보기
그린 크리스마스 그린 크리스마스 오늘은 그린 크리스마스 하늘에서 초록색 눈이 내린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모두 나와 다 함께 손잡고 노래부르자 그린 크리스마스 그린 크리스마스 아기 예수 사랑으로 오신 날 그린 크리스마스 그린 크리스마스 우리 마음속에 사랑이 가득한 날 오늘은 그린 크리스마스 하늘에서 초록색 별이 뜬다 가난한 자도 부유한 자도 모두 나와 다 함께 손잡고 노래부르자 그린 크리스마스 그린 크리스마스 아기 예수 사랑으로 오신 날 그린 크리스마스 그린 크리스마스 우리 마음속에 기쁨이 가득한 날 -2007년 12월 17일 , 그린 크리스마스 선포식 주제가- 더보기
별이 빛나는 밤에 별이 빛나는 밤에 짙푸른 하늘 여기저기에는 코발트 원색의 푸른색보다 더더욱 푸른 구름과 더욱 밝은 은하의 창백함을 닮은 푸른 구름이 떠있었다. 그 창공 깊숙히 별이 여기저기서 빛났다. 녹색, 황색, 백색, 장미색..... 빠리에서는 본 적이 없을 정도로 보석처럼 휘황찬란하게 빛났다. 바다는 실로 깊은 군청색이었다. -고흐가 테오에게 보낸 편지- . 더보기
구별된 삶 구별된 삶 지하철 1호선 성북에서 시청까지 25분 거리 나는 그 짧은 시간 동안에 밀린 업무 걱정, 아이들 장래 걱정, 코 앞에 다가온 대선 걱정, 오만가지 쓸데 없는 잡생각에 사로잡혀 主日에 받았던 은혜마저 조금씩 까먹고 있는데 내 옆 자리에 앉아 계신 백발이 성성한 할머니 한 분 너덜너덜한 가로 쓰기 성경책, 舊約 시편 23편을 펴놓고 깊은 묵상에 잠겨 있다 다윗처럼 순전한 믿음으로 天國을 사모하는 천사 같은 그 모습 - 처음 뵙는 할머니는 이른 아침부터 나와는 완전히 다른 세상에서 구별된 삶을 살고 있는듯하다 더보기